그윈블레드 2021. 8. 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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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각색.

 

마약중독자이며, 단검 날리기 실력이 신기에 가까운 맥베스. 단검을 홱 날리면 상대방의 경동맥에 정확히 꽂힙니다.

이미 마약을 한차례 끊었으나 다시 마약을 시작하는 시점이 던컨의 사망 전후라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권력과 야망과 오만함에 중독되어 몰락하는 모습을 마약중독으로 표현했는데.. 코가 망가지니까 관두고 주사기로 약을 넣자는 부분에서 맥배스가 나락으로 스스로 굴러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강력한 마약의 이름이 '파워'인 것도 재밌었고.

 

그가 왜 마약에 손을댔고 어떤 과거가 있었고 그 과거가 던컨과 뱅쿠오를 없애는데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꽤 설득력이 있게 각색했습니다.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으나, 대체로 괜찮았고, 흥미진진했으며, 특히..결말로 가는 과정에서 맥더프와 맥베스가 나누는 대화, 서로의 반응, 그리고 마무리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맥베스에게는 레이디 맥베스가 있지요. 
맥베스의 심장, 영혼, 제2의 자아, 두뇌, 인생의 모든 것인 레이디 맥베스.

레이디 맥베스를 향한 맥베스의 크나큰 사랑, 내장도 기꺼이 빼놓을 기세의 절대적인 신뢰.
난리통의 시작과 끝이 맥베스의 사랑과 구원인것이 꽤나 독특했습니다.   

맘속에는 온몸에 피칠갑한 중증 불면증환자 맥베스가 여전히 희번덕거리며 살아있는데,

소년 같은 눈을 하고 레이디의 품에 몸을 웅크리고 누운 마약중독자  맥베스가 뙇 들어왔어요... 이 무슨.  

뭐예요 내 흉측한 맥베스 돌려줘요.

요 네스뵈의 맥베스는 너무 잘생겼고.. 너무 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