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이 좋아요..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은 저의 'comfort movie'..... 이걸 우리나라말로 뭐라고 할까요.
어번 딕셔너리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Like comfort food, a comfort movie is a movie that one watches to feel less shit and a movie that evokes many positive/lovely feelings in that one person.
"Everytime I feel down, I like to watch my comfort movie which is any one of the Harry Potter movies and eat my favourite comfort food, chocolate.""
by ntshtfy December 18, 2011
'감상하는 사람이 덜 X 같은 기분을 느끼며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감정을 받게 하는 영화'를 컴포트 무비라고 한다.
자매품으로 컴포트 푸드.
애착영화..라고 부르면 될까요? SF 소설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에서 말하는 '행복한 물건' 이 생각납니다.
그렇다면 저는 행복한 물건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저에게는 행복한 물건이 되는 컴포트 무비가 몇 편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 두 작품이 추가되었습니다.
하나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텔레비전판/극장판, 다른 하나는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 저는 이 4시간짜리 영화를 이미 3번 보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저는 이 영화가 너무 좋았어요.
“I don’t care about how many demons he’s fought, and how many Hells. He’s never fought us... not us United.”
배트맨의 이 담백한 이 대사가 저는 너무너무 맘에 들었어요. 배트맨에게서 진실함 가득한 리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감독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안도감, 잭 스나이더 감독이 배우 한 명 한 명을 정말 잘 캐스팅했구나 하는 감탄, 3부작을 구상했으나 이제는 한편으로만 남은 미완성 3부작에 대한 안타까움, 그럼에도 나머지 2부와 3부가 나오면 좋겠다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소망.. 등등.. 이런 것들과 더불어, 영웅들 각자가 자신을 성찰하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모습들도 좋았어요.
어쩌면, 주인공 6명으로 나온 배우들에게도 이 스나이더컷이 치유의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여기에 저의 개인적인 이유도 포함됩니다.
저는 어머니가 10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 이해하지 못하고 섭섭해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제 자신을 향한 분노를 접고, 어머니가 존재하셨던 시간과 공간 그 자체를 온전히 기억할 수 있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정확히 10년째 되는 해에 보게 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은....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선물을 받은 것 같았어요. 사랑하는 딸을 잃은 감독의 상실과 치유의 과정에 제 일은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스나이더 감독이 자신의 개인적인 아픔을 영웅 이야기에 녹여내고 전달하는 방식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공감할 수 있었어요. 저는 영화를 보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히어로 영화를 보며 이렇게 많이 운 적이 없었어요. 마음이 홀가분해지기도 했어요. 섬세하게 잘 짜인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6명의 주인공들과 그들 주변 인물들이 하는 대사 하나하나가 참 사소하게 마음을 많이 파고들었어요.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어요.나의 또다른 행복한 물건. 오래 기억하게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