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일상이야기

밤산책다녀왔어요 : 노원달빛산책

320x100

 

 

 

제가 사는 동네 근처에서 등불축제를 한다는 포스터를 봤어요.

구청에서 열심히 준비했고, 구민들이 여유있게 관람하길 바라며 일정도 작년보다 두배로 늘렸다고 해요.

열심히 준비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바람쐴겸 다녀오자 했어요.

 

혹시나 걷다가 목마를까봐 물 챙기고, 다칠까봐 상처에 붙일 밴드도 챙기고..

혹시나 집에 돌아오다가 배고플까봐 지갑도 챙기고...ㅎㅎㅎㅎ

이것저것 준비해서 다녀왔답니다.

 

 

돌고래 어푸어푸

 

 

 

하천 주변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등불을 볼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어요.

타지에서 짝꿍과 열심히 살고 있는 동생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휴대전화기의 사진기로 이것저것 찍어보기 시작했어요.

 

 

백조가 있네요.

 

 

가족단위로 많이 나오셨더라구요.

특히, 강아지들을 많이 볼수 있었습니다.

강아지들이 어찌나 즐거워 하던지요. 

힘찬 발걸음, 기뻐하는 얼굴, 지나가던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 인사하는 모습..

몹시 귀여웠어요.

가끔, 흥이 잔뜩 오른 강아지들이 인사하다가 흥분하는 모습도 봤어요.

그런 모습도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요.

 

저는 혼자 걸어서..

가져간 휴대전화에서 음악재생앱을 켜서 좋아하는 음악을 랜덤으로 들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존 메이어의 예전 앨범 세 개를 랜덤으로 들었어요. 

참, 저는 존 메이어의 컨티뉴엄 앨범을 정말정말 좋아했습니다. 

앨범이 발매되었을때 거짓말안하고 진짜로 1년내내 옆에끼고 들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좋아해요.

 

 

컨티뉴엄 앨범의 첫번쨰 곡이었죠 ^^

 

저는 Slow dancing in the burning room을 엄청나게 반복해서 들었더랬어요.

들으면서 되게 많이 울은 기억이 있어요...

 

잠시 옆으로 샜네요.

다시 밤산책 이야기..

 

 

위험한 토끼들이었어요. 옆에 독버섯이 있어요 

 

 

 

 

요망한것들...

 

 

 

 

달 

 

 

계절이 계절인만큼, 등불축제인만큼...달을 주제로한 설치물이 많았어요.

 

 

달과 대화하는 우주인이래요. 하지만 내눈에는 달 정복의 꿈..

 

 

이 동네에서 살때 하천 주변 산책길을 이렇게 오랫동안 걸어본적이 없었어요.

처음으로 저의 한계를 돌파하는 산책을 했습니다.

걷는 내내 점점 허리에 고통이 밀려오더군요.

 

마지막 등 설치물 근처에 앉아서 쉬었는데..

아..의자앉은채 통째로 들려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이집트 여왕의 가마처럼 말이죠.

의자 다리 네 개를 각각 우리 히들스턴과 헨리 카빌의 복제아이들이 들어줬음 좋겠고요. 

아니면 누가 날 좀 업어서 집에 데려다줬으면..했어요.

기왕이면 나의 사랑 너의 사랑 헨리 카빌이 업어서 집에 데려다줬으면.

그 훌륭한 근육 나를 위해 써줄수 없겠니.

 

또 옆으로 샜네요.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는건데 인력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는 그림자 등 같은것이 있었는데...

바람이 약해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저도 무리에 조심스럽게 끼어들어가서 손으로 살살 돌리며 구경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구려의 사신 그림자가 빙글빙글돌아가는 등이 좋았습니다.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중얼거리며 돌려봤습니다.

 

 

등축제의 하일라이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저만의 하일라이트일수도 있고요

 

 

큰 달이 코스모스밭에 둥실 뜬 설치물은 크기와 설치장소 때문인지 설정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혼자갔기 때문에 옆에서 방해되지않게 살짝살짝 사진을 찍었어요.

 

 

좋네요 

 

 

 여자아이가 동생 아가를 등에 업은 모습이 귀여웠어요.

저는 못되쳐먹은 언니여서 동생이 아가시절일떄 한번도 업어준적이 없어요.

질투에 눈이 멀어서 아가 동생을 이불에서 밀어내고 우유먹을때 젖병을 꾹 눌러서 잇몸 다치게 하구..그랬어요.

정말 못됐네요. 

그래서 엄마랑 할머니에게 혼나도 왜 내가 혼나야하는지 기분나빠했어요.

..진짜 못됐네.

이제 업어주고 싶어도..몸이 부실해서 업어줄수 없구.

많이 안아줘야겠어요.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딴생각을 하는게 버릇이랍니다..

 

 

 

 

뭔지 모르지만 노란 모습이 예뻤어요

 

 

그렇게 등축제를 다 봤습니다.

집까지 쭉 걸어가는데....

점점 집에 가까워질수록 굉장히 신기하게도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고 땀이 목덜미에서 콸콸 쏟아졌어요.

정말 신기해요...어쩜..몸이 먼저 집을 기억해요. 

동시에 심각하게 배가 출출해졌어요.

그냥 집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다리뻗고 누워서 게임을 마저할까 

아니면 편의점에서 먹을걸 사서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편의점에가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샀습니다.

아아..오랫만에 먹은 아이스크림...핏줄속에 피가 다시 도는 느낌이었어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등축제 구경하러 나오길 잘한것 같습니다.

 

혹시 노원구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당현교에 한번 가셔서 살짝 산책하며 등축제도 같이 구경하시면 좋을것 같아요.

작은 규모이구 막 화려한 등불 이런것은 없지만.. 산책하며 보기에는 좋았던것 같아요. 

 

 

 

 

 

 

 

 

 

'소소 >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稲葉浩志(이나바 코시) - Okay  (2) 2021.05.23
쉰들러 리스트에서.  (3) 2021.05.04
팬질하다가 분노할때 듣는 노래  (2) 2021.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