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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프지만 감상했어요/영화와 드라마, 가끔은 애니메이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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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ck Snyder's Justice League OST - At the speed of force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을 봤습니다.

 

저는 작년 5월에 헨리 카빌과 스나이더 감독을 통해 저스티스 리그의 스나이더컷이 2021년 3월에 공개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다른 것은 별로 바라는 것이 없으니 갤 가돗과 헨리 카빌의 모습이 아름답게만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바람은 어찌나 소박하고 별 볼 일 없었던지요.

공개된 스나이더컷은 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아주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4년전, 조스 웨던 감독으로 교체되어 뜯어고쳐진 저스티스 리그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스나이더컷은 그 '조스'티스 리그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다시 곱씹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스나이더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4시간 2분짜리 작품. 

4시간 2분은 전혀 무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것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할까요.

4년 전에 썰려나가가고 축소되고 보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했던 설정들이 원래 의도대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주인공 영웅 6명의 이야기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한 명씩 골고루 담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능한 치트키 슈퍼맨에게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슈퍼맨도 같은 팀원으로 일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배트맨, 아쿠아맨, 원더우먼, 플래시, 사이보그, 슈퍼맨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달했습니다. 저는 플래시와 사이보그의 이야기를 드디어 제대로 만나게 되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사이보그의 이야기가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사이보그를 연기한 레이 피셔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자신에게 이 영화는 매우 특별한 영화라고 sns에서 밝혔었죠. 

 

원더우먼과 슈퍼맨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원더우먼과 슈퍼맨은 강렬했습니다.

원더우먼은 우리가 짐작하는 강력함을 아득히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잭 스나이더가 원더우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잘 알 수 있지요. 스나이더컷에서 원더우먼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의 모습에서보다 훨씬 더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원더우먼이 적과 싸울 때 얼마나 경악스럽게 강력한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배트맨 대 슈퍼맨 때부터 등장해서 유명해진 원더우먼의 테마음악도 이러한 원더우먼의 모습에 맞춰서 한층 박력 있게 편곡되었습니다.

 

 

슈퍼맨은 다른 영웅들에 비해 등장 분량이 제일 적었지만,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무자비하게 변모한 고민 많은 슈퍼맨의 이야기에서 슈퍼맨의 모습이 어떻게 등장할지 살짝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로 차갑게 폭주하는 모습, 스테픈울프에게 'Not Impressed' 한마디 냉정하게 내뱉고 도끼를 입김으로 얼린 다음 말없이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며 지축이 울리도록 뚜까 패는 모습.. 

모두에게 지옥불을 선사하고 더불어 자신도 고통받는 슈퍼맨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 모습이 무시무시하게 펼쳐지겠지요. 헨리 카빌이 연기하는 이런 어두운 슈퍼맨의 이야기를 딱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아쉽습니다. 

 

그래서 헨리 카빌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스나이더컷 축하글과 사진이 조금 찡했어요.

 

 

 

 

 

 

"축하해요 잭! 그동안 매우 고된 여정이었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셨죠.

잭의 비전이 실현된 저스티스 리그를 보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정말 굉장한 영화에요!!" 

 

그리고 이런 사진을 올렸고요.

 

 

 

 

 

 

고생 많았어요 헨리 카빌.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는 보는 내내 감성에 휩싸여서 다 보고 나서는 여운이 꽤 많이 남았습니다. 

 

 


엔딩크레딧 시작직전..아마도 이 영화를 다시 완성하는데에 가장 큰 원동력이었을 어텀의 이름이 화면 가득 나왔을때 몹시 가슴아팠습니다. 긴 전주와 함께 엔딩크레딧 내내 흐른 할렐루야를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는 그리움이 가득 느껴졌어요. 어텀이 생전에 가장 좋아한 노래가 할렐루야라고 하지요. 그리고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할렐루야를 부른 가수는, 어텀의 장례식에서 이 노래를 부른 분이라고 합니다.

 

 

 

 

참, 스나이더컷에 이 광고가 추가되었지요.

AFSP(American Foundation for Sucide Prevention 전미자살방지재단).

저 광고문구는 재단의 대표 문구 입니다. 

여기 홈페이지 주소.

afsp.org/

Home

Learn about suicide, how you can help prevent it, and resources for those affected, from the American Foundation for Suicide Prevention. Our mission: save lives and bring hope to those affected by suicide

afsp.org

 

 

스나이더 감독의 원래 의도와 비전이 무엇이었는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이렇게 알게 되어서 대단히 반가웠어요.

스나이더 감독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싶어 했구나.

이젠 스나이더 감독의 저스티스 리그 이야기와 슈퍼맨 이야기를 볼 수 없구나.

헨리 카빌의 슈퍼맨은 새로운 소식이 나오지 않는 한은 이 영화가 실질적으로 마지막 여정이라고 하지요.

스트리밍의 성적이 좋으면 혹시 2편 이야기 제작하자는 논의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2편으로 구상한 이야기의 내용을 읽어보니, 이미 그건 마블에서 선수 쳤더군요. 트위터에서는 원래 구상했던 대로 2부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해시태그로 소소하게 돌고 있긴 해요. 과연 실현될지는 모르겠어요. 

한동안 이 영화를 계속 생각하며 지낼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