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에서 웬우와 두 아이들, 그리고 케이티가 같이 밥상에 둘러앉아서 밥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어요. 그 밥상머리 장면에서 등려군의 노래 두 곡이 나왔습니다.
첫번째 곡은.. 단원인장구(但愿人长久)
'다만 바라건대 오래도록 함께하길'.
https://youtu.be/qEtY0dlETpE
웬우가 '난 내 아이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아. 10년의 시간을 줬는데, 그동안 뭐하고 지낸거니. 이젠 내 곁에서 지내면서 후계자가 되렴' 이라고 샹치에게 말하고 샹치가 거부하자 피식 웃은 다음 오만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한껏 뽐내는 장면에 배경에서 흐르는 노래였어요.
소동파의 시 '수조가두'에 선율을 붙인노래입니다.
가사는..https://blog.daum.net/songchen/12990549 여기에서 데려왔습니다.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술잔 들고 하늘에 물어보네
알지 못하리니 하늘의 궁전에서도 오늘 저녁이 어느 해인지
바람타고 하늘 궁궐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름다운 누각 옥 같은 집
저 높은 곳 추울까 두려워라
일어나 춤추니 맑은 그림자 너울거리는데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곳이 있으랴
붉은 누각 돌아 비단 창가에 내려와 잠 못 이루는 사람 비추네
달님은 나하고 원한도 없으련만
무슨 일로 이별할 땐 둥그런가
사람에겐 기쁨과 슬픔이 있고
달은 밝고 어둡고 둥글고 이지러짐 있으니
이런 일은 자고로 완전하기 어려워라
다만 바라는 건 오래도록 살아서
천리 밖에서도 저 아름다운 달빛 볼 수 있기를"
소동파는 이 시를 중추절에 썼다고 해요. 7년동안 만나지못한 동생을 생각하면서요. 10년만에 한자리에 앉은 서씨집안 아버지와 아들딸의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이네요. 비록..오고간 대화는 사랑과 존경이 넘치는 내용이 아니었지만요.
두번째 등장한 등려군의 노래는..독상서루(独上西楼)
'혼자 서루에 오르니'
https://youtu.be/_Xtp7N2POXI
웬우가 밥상머리에서 케이티에게 자신의 오만함과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한껏 뽐낸 후 아내 잉리에 대해 이야기할때 식사중 배경음악으로 희미하게 흐르던 노래였어요. '애들 엄마가~'하고 운을 뗄때 노래가 좀 더 또렷하게 나왔지요.
남당의 마지막 군주 이욱이 쓴 시에 선율을 붙인 노래라고 합니다.
가사는 여기 ->https://m.blog.naver.com/moogooking/221257202262
"말없이 혼자 서루에 오르니
초승달이 갈고리 같구나
쓸쓸한 오동나무
정원 깊은 곳에 맑은 가을바람 숨었네
가위가 있어도 자를수 없고
묶으려해도 흩어져버리니
이것이 이별의 시름인가
또다른 심사가 마음속에 남아있네"
아내 잉리를 잃은 후 웬우가 어떤 마음으로 세월을 보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노래네요. 자식들과 함께 있으니 아내가 더욱 보고싶었을거에요. 잉리는 웬우에게 처음으로 사람됨을 가르쳐준 사람이고 세상을 대하는 눈을 바꿔준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그 시간은 10년이 채 가지 못했고..웬우는 격렬한 비탄과 분노 속에 결국..스스로를 파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자식들은 큰 상실감과 상처를 잔뜩 입은채 성장해야했고요. 슬퍼요...그럼에도 아이들은 어머니의 아름다운 면을 물려받아서 단단하게 잘 자라났습니다. 너무 잘 되었어요.
하지만 밥상머리 장면은 정말 답없었어요 🤣
웬우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진짜 1g도 모르는구나..다시한번 느낀 장면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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