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은 2013년에 개봉한 슈퍼맨 영화입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했고 헨리 카빌이 슈퍼맨/클라크 켄트로 출연했습니다.
헨리 카빌은 이 영화로 슈퍼맨에 캐스팅된 첫 영국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헨리 카빌의 몸에서 근육이 떠나지 않게 되었죠...)
이 영화는 제게 특별한 슈퍼맨 영화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영화 중 한편이 되었습니다.
저는 맨 오브 스틸을 생각할 때....
사람들에게 '안에 들어가세요.. 위험해요'라고 말하며 스몰빌의 중앙대로를 걸어가는 클라크의 모습을 제일 먼저 떠올립니다.
클라크는 한 번도 남을 해쳐 본 적 없으며 싸움은 더더욱 해본 적 없어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이제 막 드러냈을 때 많이 어설픕니다.
생애 처음으로 전 지구적인 책임을 어깨 가득 지게 되었을 때
양손을 단단히 주먹 쥐며 용기 가득한 표정으로 스몰빌 시내 한복판을 걸어가지만...
살짝 불안해하는 표정, 심호흡,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 꽉 그러쥔 주먹.
눈에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두꺼운 얼음 속에 터널을 만드는 일 정도 이외에는..
남을 공격하려고 본격적으로 레이저를 쏴본 적이 없어서 조준이 잘 안되지요.
그렇게 아직 모든 것이 처음인 어린 슈퍼맨은 어마어마하게 두들겨 맞아요.
날아오르려는데 망토가 잡혀서 바닥에 패대기 쳐지기도 하고요.
공격 한방에 날아가 건물을 뚫고 처박힙니다.
공격에 성공하는 것보다 얻어맞는 일이 더 많습니다.
아마도.. 클라크 본인에게는 나는 대체 누구인가 질문의 답을 찾아 이곳저곳 떠돌던 때보다
더 혹독한 시간이었을 거예요.
맨 오브 스틸의 슈퍼맨의 액션에 대해 헨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클라크는 자신이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상대방은 큰 타격을 입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단 한 번도 상대의 싸움을 맞받아친 적 없고 무술 같은 것은 당연히 배운 적 없을 거예요.
그래서 팔과 상체를 크게 움직이며 주먹을 세게 날리는 것으로 액션 감독과 함께 액션 동선을 짰어요."
'처음'이라는 설정에 집중한 것 같아요.
'처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영화를 다시 보니..
이 영화가 몹시 맘에 들기 시작했어요.
잭 스나이더 감독이 영화에서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지만,
마치 화음이 쌓여가듯,
마치 베토벤의 7번 교향곡의 2악장처럼,
클라크의 이야기를 점진적으로 쌓아 올라간 것은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든든하게 받쳐준 한스 짐머의 음악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그전까지 한스 짐머에게는 소수의 작품 말고는 데면데면했었지만
맨 오브 스틸의 음악을 들으며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존 윌리엄스의 유명한 슈퍼맨의 테마음악과 정반대 편에 있는듯한 음악이랄까요.
머뭇거리며 조금씩 날아오르는 선율이 저에겐 몹시 감동적이면서, 한편으로 마음에 쓰리게 다가왔습니다.
어쩜 이렇게 클라크 켄트를 잘 표현했을까...생각했어요.
OST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에요.
이 선율은 영화 내내 나오고, 나중에 배트맨 Vs.슈퍼맨에서 슈퍼맨이 등장할 때마다 나오죠.
성장해가는 칼 엘/클라크 켄트의 이야기.
그리고 본격적으로 날아오르면서 동시에 마음 깊이 어두운 고민도 같이 품게 된
이 해사한 얼굴의 초인의 다음 이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8년째가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다음 작품 소식이 없네요..😔
많이 아쉬워요.
헨리 카빌도 다음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종종 밝히기도 했는데..
헨리 카빌의 슈퍼맨을 향한 사랑을 가벼이 보지 말아 줘요 워너여.
언젠가 꼭 다음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헨리 카빌이 전하는 클라크 켄트의 여정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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