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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프지만 감상했어요/영화와 드라마, 가끔은 애니메이션

쿠보와 두 개의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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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보와 전설의 악기를 봤습니다.

2017년 작품인데... 정말 뒤늦게 봤어요. 

 

원래 제목이 쿠보와 두 개의 줄인데, 이 제목이 내용의 의미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아요.

샤미센을 들고 다니는데, 왜 줄이 두 개라는 거지? 했는데...

막판에 그 이유가 나오더라구요.

눈물을 한바탕 쏟았답니다.

 

주제가에요. 레지나 스펙터가 부르는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여러모로 코코가 떠오르는 이야기였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혼이 가족 곁으로 돌아왔다가 떠나는 시기(코코- 망자의 날, 쿠보와 두 개의 줄-오봉)에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 기억과 사랑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 이 두 가지에서 코코가 많이 생각났어요.

멕시코와 일본의 전통문화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점도 비슷했습니다.

오봉 기간에는 세상을 떠난 가족의 혼이 돌아와서 가족과 함께 머물다가 떠난다고 합니다.

사랑했던 가족을 추억하며, 동시에 고통스러웠던 기억, 슬펐던 기억을 꺼내서 내려놓고 용서하는 기간이기도 하다네요.

 

아, 코코의 주인공 아이는 기타를 들고 다니고, 쿠보와 두 개의 줄의 아이는 샤미센을 기타처럼 들고 다녀요.

이것도 비슷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다만 쿠보는 노래는 안 했어요.

쿠보의 아름다운 샤미센 연주에 맞춰 색종이들이 접었다 펼쳐지는 모습이 참 환상적이었어요.

 

사실, 작품 자체는 두루뭉술하다고 할까요, 선뜻 이야기의 중심이 확 와 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느낌? 어떤 막연한 공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원숭이, 딱정벌레, 쿠보, 어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

고립이 아닌 화합, 멸시와 증오가 아닌 사랑과 관심...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절벽에 엄마와 단둘이 사는 쿠보를 따뜻이 맞아주는 할머니..

전 그 할머니의 선선한 선의가 좋았습니다. 

쿠보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 막연히 느껴졌어요.

마지막에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쿠보의 할아버지를 보살피기 시작하는 모습도 참 좋았어요. 

 

완벽한 수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애니메이션이었지만

그 안에 있는 따스함이 너무 좋았어요.

함께한다는 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