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쳐3의 두번째 DLC인 블러드 앤드 와인에서 제가 특별히 어려움을 겪은 퀘스트가 있었습니다. 칼로 썰어내며 다니는 퀘스트들은 공략이나 팁 전혀 안본것 치고는 나름 잘 하며 돌아다녔는데..경마 퀘스트도 잘 했어요. 그런데 이 퀘스트는...😔 젊은 기사 기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해주고 대신 기사토너먼트에 출전하는, 두 가지 일을 해내야하는 퀘스트였어요. 반드시 둘 다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둘 다 잘하면 더 즐거운 퀘스트지요. 토너먼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서 선물 받고, 젊은 기사의 고민도 잘 해결해주고..신난다.
3회차까지 한번도 안하다가 4회차때 퀘스트를 처음으로 시도했으나 관두고, 5회차때는 토너먼트에 정식으로 도전해봤어요.
저의 소중한 위쳐 게롤트는 이렇게 물욕을 서슴없이 드러내며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저도 이 시점에서는 의욕이 솟았습니다.
정중하게 기사 맹세도 했고요.
저때는 본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트리스를 선택했기 때문에 저 맹세 선택지를 골랐어요. 퀘스트 끝나고 나서는 그냥..안나 헨리에타님의 가터벨트에 맹세한다는 선택지를 고를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 단체 칼싸움을 제외한 모든 경기를 다 망쳐서 너무 쪽팔렸거든요.
맹세하고 등록서류를 작성하는데, 그때 호칭과 문장을 어떤것으로 정할지 선택할수 있었습니다. 등록을 맡은 관리가 친절하게 호칭과 문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줘요. 왜냐하면 모두 원작소설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위쳐 게임은 원작을 잘 몰라도 어렵지않게 즐길수 있어요. 게임 자체가 원작의 거대한 2차 창작물인데다가 NPC, 주변인물들, 혹은 게임내에서 채집한 여러 문서에서 원작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거든요. 아무 걱정없어요.
저는 당연히 원래대로 리비아의 게롤트라고 선택했고, 문장은 다리로 정했습니다. 왜 다리냐면..리비아의 게롤트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임금님에게 인정받고(ㅎㅎㅎ) 기사 작위를 받게된 계기가 저 다리때문이었거든요. 메브 여왕님과 관련된 사건때문이에요.
멋지네요.
등록을 마치고나면 문장이 그려진 방패와 기사 복장과 깃발을 받았습니다. 쉴수있는 텐트도 제공받지요.
젊은 기사를 도와주려다가 일이 막 커지네요.
갑옷과 방패는 나중에 코르보비앙코의 집에 잘 보관하고 전시해놓을수 있었어요.
기사 갑옷을 입은 게롤트는 꽤 멋졌어요.
그런데 하필 여기서 메브 여왕님의 아들을 만날줄이야.
메브 여왕님의 아들이 넌 그때 왜 도망갔냐며(왜 도망갔는지는 소설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시비걸고 모욕적이라며 화내니까
저렇게 눈으로 욕하며 입으로는 조용하고 단호하게 경고하는 게롤트 였습니다. (그렇지! 이래야 우리 게롤트지)
이때까지는 참 좋았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저의 게롤트는 대실패했어요.
제가 다 부끄러웠어요.
저장-불러오기가 있잖아요! 하실텐데..했어요!
아무 소용없었어요. 나중엔 심각하게 짜증나서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4회차때는 하다가 제가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기욤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만 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나중에 기욤을 어떤모습으로 만나는지 달라져요.
모든 일이 다 끝난 후 보클레어의 왕궁 어딘가에서 기욤과 기욤이 사랑하는 숙녀분을 이렇게 다시 만날수 있어요.
참고로, 이 퀘스트는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퀘스트입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그렇게되면 나중에 기욤의 운명이 바뀌지요.
5회차에서는 끝까지 한번 가보자 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진 못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각 부문에서 우승해서 게롤트에게 좋은 석궁, 훌륭한 안장을 안겨주고 더 나아가 토너먼트 전체에서 우승해서 승리의 월계관도 받는데..저는 손이 느려서 우승을 못했어요. 단체 칼싸움에서는 이겼는데..😭 제가 제일 힘들었던것은 경마였습니다. 말달리며 석궁으로 과녁 맞추고 칼로 지푸라기 허수아비의 목을 쳐내는 경기였지요. 조준하면 시간이 느려지며 자 어서 다 준비되었으니 쏘시오 치시오 다 차려주는데, 저의 게롤트는..연습경기를 그렇게 많이했는데도 할때마다 눈물나는 모습을 보이더니 본경기에서도 통탄할 실력을 선보이며 망신만 당했습니다🤣🤣 저장-불러오기 신공조차 구제하지못한 느린손...🤣
결승전에 진출하면 전년도 우승자와 대결한다고 하네요. 아주 덩치가 산처럼 크고 거인같은 기사였습니다. 안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 그래도 쏠쏠하게 재밌었던 기억이 나요. 토너먼트 경기장 곳곳에서 재밌는 NPC들도 봤어요. 이발소와 대장간은 단골이었습니다. 게롤트의 집에서 가까워서 자주 들렸습니다.
아, 참. 토너먼트 경기장이 게롤트의 집인 코르보 비앙코 영지의 바로 뒷산에 있어서 나중에 조금 흥미로운 광경을 봐서 재밌었어요. 모든 퀘스트를 마치고 잔잔한 흥분을 가라앉히며 투생 여기저기를 구경다닐때 토너먼트 경기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봤어요.
경기장에 들어가서 살펴보니 이런 광경을 볼수 있었어요. 시체를 모아서 태우고 있었습니다. 저 시체더미는, 블러드 앤드 와인의 메인퀘스트의 막판에 보클레어에 침입한 온갖 뱀파이어 아종에게 목숨을 잃은 시민들입니다. 그냥 놔두면 전염병이 돌수도 있어서 이렇게 모아서 태우는것 같았어요. 경기장 입구 쪽에 가면..하인들이 슬피 우는 모습도 볼수 있습니다. 저 시신중에 높은 신분의 사람들도 있나봐요. 가슴아픈 광경이었어요. 경기장 바깥에는 수레에 실린 시신들도 볼수 있었구요.
언제 다시 하게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하게되면 그때는 토너먼트에서 우리 게롤트에게 꼭 승리의 월계관을 씌워주고 싶어요.
p.s. 헨리 카빌은 위쳐3의 확장팩 두 개를 다 했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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